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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고노스 신화 | 오디세우스 키르케 아들 텔레고니아 죽음 전승 정리

텔레고노스 신화 | 오디세우스 키르케 아들 텔레고니아 죽음 전승 정리

텔레고노스는 오디세우스와 키르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전해지는 인물이에요. 다만 이 이야기는 《오디세이아》가 아니라, 그 이후 사건을 다루는 후속 서사시 《텔레고니아》 쪽 전승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 전승이 전하는 결말은 무거워요. 텔레고노스가 아버지인 줄 알아보지 못한 채, 오디세우스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전합니다.

그래서 이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 가지를 나눠서 봐야 해요. 하나는 텔레고노스가 어떻게 오디세우스와 키르케의 아들로 전해지게 됐는지, 다른 하나는 그 만남이 어쩌다 죽음으로 끝나는 이야기로 남았는지입니다.

키르케의 섬에서 태어난 아들

오디세우스가 귀향길에 키르케의 섬에 머물렀던 시절이 있었죠. 텔레고노스는 바로 그 시절과 연결되는 인물로, 후대 전승에서 키르케와 오디세우스 사이의 아들로 전해집니다.

다만 이 부자 관계를 밝히는 장면은 《오디세이아》 본문 어디에도 나오지 않아요. 오디세우스가 키르케의 섬을 떠나는 순간까지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오디세이아》는, 그 뒤에 아들이 태어났는지, 어떻게 자랐는지를 다루지 않습니다.

이 공백을 채우는 건 호메로스가 아니라 후대의 다른 서사시예요. 그리고 그 서사시가 어떤 작품이고, 지금 우리에게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나머지 이야기도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원문이 사라진 서사시, 프로클로스의 요약으로 남은 이야기

텔레고노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은 《텔레고니아》라고 불려요. 키레네 출신 시인 에우감몬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두 권짜리 서사시로, 《오디세이아》 다음 자리에 놓이는 서사시권(에픽 사이클)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문제는 이 작품의 원문이 지금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에요. 우리가 지금 아는 줄거리는 후대 학자 프로클로스가 남긴 요약과, 그 이후 연구자들이 정리한 보조 자료를 통해서만 전해집니다.

원문 자체가 사라졌으니 세부 장면이나 정확한 표현까지 하나로 확신할 수는 없어요. 누가 누구의 아들이고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같은 큰 줄기는 여러 자료가 겹쳐서 확인되지만, 무기의 생김새나 결말 이후의 세부 같은 부분은 요약과 후대 인용마다 표현이 조금씩 다르게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인 줄 모르고 벌어진 죽음

프로클로스의 요약이 전하는 핵심 사건은 이렇습니다. 장성한 텔레고노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가 결국 오디세우스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때 그는 상대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그 상태에서 벌어진 충돌이 오디세우스의 죽음으로 끝났다고 전합니다. 아버지인 줄 알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셈이죠.

전승에는 텔레고노스가 쓴 무기가 가오리 가시로 만든 창끝이었다는 설명도 함께 딸려 있어요. 다만 이 무기 묘사는 요약과 후대 인용마다 표현이 조금씩 달라서, 정확한 형태나 유래까지 이 자리에서 하나로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확실한 건 두 사람 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부딪혔고, 그 결과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었다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자신이 죽인 상대가 평생 찾아다니던 아버지였다는 걸 텔레고노스가 뒤늦게 알게 됐다는 것도, 전승이 함께 전하는 부분입니다.

이 뒤에 이어지는 결말에 대해서도 후대 전승은 몇 가지를 더 전하지만, 자료마다 세부와 번역이 갈리는 부분이라 여기서는 확정해서 정리하지 않아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부자가 부딪혔고 그 자리에서 죽음이 갈렸다는 사실입니다.

오디세이아 24권에는 없는 사건, 왜 구분해야 할까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가 20년 만에 이타카로 돌아와 페넬로페와 재회하고, 구혼자들을 처단한 뒤의 상황을 정리하는 데서 24권 전체가 마무리됩니다. 이 24권 어디를 살펴봐도 텔레고노스가 등장해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은 나오지 않아요.

그 사건은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가 아니라, 그 이후를 다루는 완전히 다른 작품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텔레고노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접할 때는 이 구분이 중요해요.

'오디세우스가 어떻게 됐는지'를 알고 싶어서 《오디세이아》를 펼쳤다면, 거기서 텔레고노스의 이야기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 결말은 별도의 전승, 그것도 원문이 사라진 채 요약으로만 남은 전승 쪽에 있으니까요.

결국 텔레고노스는 오디세우스의 귀향 이야기 밖에서, 그 귀향 이후를 상상한 후대 시인들이 만들어낸 인물에 가까워요. 그리고 그 인물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도, 프로클로스라는 후대 학자가 요약을 남겨준 덕분입니다. 원문이 사라진 자리를 요약이 대신 채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이야기를 읽을 때 함께 기억해 둘 만한 부분이에요.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는 인물들

텔레고노스의 어머니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와 겪은 사건은 키르케 신화 정리에서 자세히 볼 수 있어요. 오디세우스가 키르케의 섬을 떠난 뒤 이어지는 귀향 전체 줄거리는 오디세이아 줄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디세우스의 죽음을 둘러싼 다른 전승들까지 폭넓게 살펴보고 싶다면 오디세우스의 죽음에서 이어서 볼 수 있어요. 이 사건 이후 이타카에 남았던 페넬로페 쪽 이야기는 페넬로페 신화에서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