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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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마코스 신화 | 오디세우스 아들 페넬로페 관계 오디세이 등장인물 정리

텔레마코스 신화 | 오디세우스 아들 페넬로페 관계 오디세이 등장인물 정리

이타카의 궁전 마당에서 젊은이 하나가 손님들 틈에 앉아 있어요. 그런데 정작 이 집의 주인 자리에 앉아야 할 그는 아무 힘도 쓰지 못한 채, 자기 집 가축을 잡아먹고 자기 술을 마시는 남자들을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이 젊은이가 텔레마코스예요. 아버지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로도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그사이 어머니 페넬로페에게 청혼하겠다며 몰려든 남자들이 이 집에 눌러앉아 재산을 축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바로 이 무력한 자리에서 시작해요.

나그네로 찾아온 여신, 처음 들은 조언

그 마당에 낯선 나그네 하나가 들어섭니다. 옛날 아버지의 친구였다는 타포스의 멘테스라고 자신을 밝힌 이 손님은 사실 여신 아테나가 변장한 모습이었어요.

텔레마코스는 손님을 반갑게 맞으며 자기 처지를 털어놓습니다. 여러 섬에서 몰려온 남자들이 어머니에게 결혼을 요구한다는 구실로 집안을 거덜 내고 있는데, 어머니는 거절도 승낙도 확실히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른다고 말해요. 차라리 아버지가 늙어 세상을 뜨는 평범한 집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거라는 속내까지 내비칩니다.

아테나는 세 가지를 권합니다. 먼저 회의를 열어 이 남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물러가라 요구할 것, 그다음 필로스와 스파르타로 가서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에게 아버지 소식을 물을 것, 그리고 혹시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오레스테스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처단해 이름을 떨쳤던 일을 떠올려보라는 것이었어요. 조언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어머니 페넬로페가 음유시인의 노래를 듣다 눈물을 흘리며 다른 곡을 청하자, 텔레마코스는 뜻밖의 태도로 어머니를 제지합니다. 말하는 일은 남자의 몫이고 이 집에서는 자신이 그 권한을 쥐고 있다고 선언한 거예요. 나그네를 만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그의 말투가 달라지기 시작한 셈입니다.

회의에서 던진 눈물과 지팡이, 그리고 출항 준비

다음 날 아침 텔레마코스는 이타카 사람들을 모아 회의를 소집해요. 아버지의 부재와 구혼자들의 횡포, 이 두 가지 불행을 호소하며 말을 잇다가 끝내 지팡이를 바닥에 내던지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구혼자 중 우두머리 격인 안티노오스가 반박에 나섭니다. 잘못은 어머니 페넬로페에게 있다며, 그녀가 시아버지의 수의를 짜는 동안은 재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낮에 짠 것을 밤마다 몰래 풀어버리는 방식으로 거의 사 년을 끌어왔다고 폭로해요. 그 속임수는 하녀 한 명이 사실을 일러바치면서 넷째 해에 들통난 뒤에야 끝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언쟁이 오가는 사이 하늘에서 독수리 두 마리가 나타나 서로 발톱을 겨루다 날아갑니다. 예언자 할리테르세스는 이 징조를 오디세우스가 머지않아 돌아와 죽음과 파멸을 안길 징표라고 풀이했어요. 구혼자들에게는 불길한 경고였지만, 회의 자체는 그들을 물러나게 하지 못한 채 끝납니다.

텔레마코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움직입니다. 유모 에우뤼클레이아에게 식량을 몰래 챙겨달라 부탁하며 열흘에서 열이틀은 어머니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선원 스무 명을 모아 배를 마련해요. 아테나는 멘토르로 모습을 바꿔 구혼자들을 깊이 잠들게 하고 배를 채비한 뒤, 밤이 되자 텔레마코스와 함께 이타카를 떠납니다.

필로스에서 들은 것과 듣지 못한 것

배가 닿은 곳은 필로스였고, 마침 그곳 사람들은 해안에서 검은 황소를 잡아 포세이돈에게 제사를 올리는 중이었어요. 네스토르의 아들 페이시스트라토스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아 술잔을 건네고, 식사가 끝난 뒤 늙은 왕 네스토르가 손님이 누구인지 묻습니다.

텔레마코스는 숨기지 않고 자신이 오디세우스의 아들이며 아버지의 소식을 찾아왔다고 밝혀요. 네스토르는 트로이에서 오디세우스가 얼마나 지혜로웠는지는 이야기해주지만, 그 이후의 행방은 자신도 알지 못한다고 답합니다. 트로이가 무너진 뒤 그리스 장수들 사이에 귀환을 두고 다툼이 있었고, 네스토르 자신은 곧장 고향으로 돌아왔을 뿐 다른 이들의 소식은 듣지 못했다는 것이었어요.

대신 네스토르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가멤논이 트로이에서 싸우는 사이 그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아이기스토스와 가까워졌고, 돌아온 아가멤논은 결국 아이기스토스의 손에 살해당했다는 것, 그리고 아들 오레스테스가 훗날 돌아와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처단하고 장례를 치렀다는 것이었어요. 아테나가 처음 조언하며 꺼냈던 그 이름이 이번에는 훨씬 자세한 사건으로 텔레마코스 앞에 놓인 셈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직접적인 소식은 얻지 못했지만, 네스토르는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라면 더 알지도 모른다며 말과 수레를 내주고 아들 페이시스트라토스를 길동무로 딸려 보냅니다. 탐색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음 목적지로 이어져요.

스파르타의 결혼 잔치, 그리고 집에서 벌어지는 다른 음모

스파르타에 도착했을 때 메넬라오스의 궁전은 마침 잔치가 한창이었습니다. 아들의 혼례와, 아킬레우스의 아들에게 시집보내는 딸의 혼례를 함께 치르는 중이었고 악사의 연주와 곡예사의 재주가 어우러진 자리였어요.

헬레네는 낯선 청년의 얼굴에서 오디세우스를 떠올리고는 저 사람이 텔레마코스일지도 모른다고 짚어내고, 메넬라오스도 닮은 구석이 있다며 맞장구를 칩니다. 메넬라오스는 오디세우스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보이며, 이집트에서 억류돼 있을 때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에게서 들은 소식을 들려줘요. 오디세우스는 죽지 않았고, 님프 칼립소의 섬에 붙잡힌 채 슬픔에 잠겨 지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이 여정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장소와 함께 확인되는 순간이에요.

그런데 텔레마코스가 집을 비운 사이 이타카에서는 전혀 다른 계획이 짜이고 있었습니다. 그가 떠났다는 사실을 안 안티노오스는 이대로 자라도록 두면 골칫거리가 될 거라며, 배 한 척을 구해 이타카와 사메 사이 해협에서 그를 기다렸다가 처치하겠다고 말합니다. 구혼자들은 실제로 아스테리스라는 바위섬에 배를 대고 매복에 들어가요. 아버지의 생존을 알게 된 기쁨과 동시에, 아들의 목숨을 노리는 함정이 고향에서 이미 준비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정해진 항구를 피해 다른 곳에 내리다

아테나는 이 위험을 텔레마코스에게 미리 알립니다. 구혼자들의 우두머리들이 이타카와 사메 사이 해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하며, 밤낮으로 서둘러 항해하되 섬들을 피하고 마을이 아닌 곳에 내려 돼지치기부터 찾아가라고 일러줘요.

떠나기 전 메넬라오스는 손잡이 둘 달린 잔 하나와, 테두리에 금을 입힌 은제 혼주그릇 하나를 선물합니다.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들고 시돈의 왕 파이디모스가 예전에 자신에게 준 것이라고 설명해요. 헬레네는 따로 자신이 직접 지은 옷 한 벌을 내주며, 훗날 신부가 될 여인에게 결혼식 날 입히고 그때까지는 어머니에게 맡겨두라고 일러줍니다. 길을 나서는 길에는 독수리가 거위를 채가는 광경과 매가 비둘기를 낚아채는 광경이 잇따라 나타나는데, 헬레네는 앞의 것을 오디세우스가 돌아와 복수할 징조로, 함께 있던 예언자 테오클리메노스는 뒤의 것을 텔레마코스 집안의 권세가 이어질 징조로 풀이합니다.

이타카 앞바다에 다다르자 텔레마코스는 아테나가 일러준 대로 배는 그대로 마을 항구로 보내고, 자신은 다른 곳에 내려 걸어서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의 오두막으로 향합니다. 구혼자들의 매복은 이타카와 사메 사이 해협에 있었고, 섬들을 피해 항해하고 마을에 닿기 전에 내리라는 그 조언을 그대로 따른 덕분에 그는 매복과 마주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어요.

오두막에서 알아본 아버지

오두막에 다가서자 개들이 짖지 않고 꼬리를 흔들며 반깁니다. 안에 있던 오디세우스는 발소리를 먼저 듣고 에우마이오스에게 누군가 오는 것 같다고 알려요.

에우마이오스는 마치 십 년 만에 돌아온 외아들을 맞듯 텔레마코스를 반깁니다. 그런데 오두막 밖으로 나간 사이 아테나가 오디세우스에게 나타나 이제는 아들에게 정체를 숨기지 말라고 이르고, 황금 지팡이로 그를 다시 젊고 늠름한 모습으로 바꿔놓아요.

순식간에 달라진 모습을 본 텔레마코스는 오히려 이 사람이 신이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누더기를 걸친 늙은 나그네가 이렇게 한순간에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오디세우스는 이것이 자신을 마음대로 다루는 여신 아테나의 솜씨라고 밝히며 자신이 아버지임을 알립니다.

둘은 새끼를 도둑맞은 독수리나 대머리수리처럼 소리 내어 울며 서로를 끌어안아요. 눈물이 잦아든 뒤 두 사람은 구혼자들을 상대할 계획을 짭니다. 신호를 정해 무기를 미리 옮겨두고, 텔레마코스는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내며, 에우마이오스는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거지 행세로 마을에 데려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창고 문 하나의 실수, 그리고 함께 싸운 전투

계획대로 오디세우스가 궁전에 들어선 뒤, 활 시험을 통과한 그가 안티노오스를 화살로 쏘아 쓰러뜨리면서 상황은 전투로 바뀝니다. 놀란 구혼자들 중 에우리마코스가 나서서 잘못을 안티노오스에게 돌리며 물러서려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칼을 뽑아 덤벼들었다가 그 자리에서 화살에 맞아 쓰러져요. 이어 암피노모스가 오디세우스에게 달려들자 텔레마코스가 뒤에서 창을 던져 그의 가슴을 꿰뚫습니다. 아버지를 찾아 필로스와 스파르타를 오가던 아들이, 이제는 같은 창을 들고 아버지 곁에서 싸우는 자리에 서 있는 거예요.

안티노오스와 에우리마코스, 암피노모스가 차례로 쓰러진 뒤에야 텔레마코스는 방패와 창 두 자루, 투구를 가져오겠다고 나섭니다. 오디세우스가 화살이 남아 있는 동안 서두르라고 하자 그는 창고로 달려가 방패 넷과 창 여덟 자루, 투구 넷을 꺼내 와 자신과 에우마이오스, 소치기를 무장시켜요.

그런데 바로 이 무기 운반 도중 구혼자들 쪽에서도 뜻밖에 무장이 갖춰지기 시작합니다. 염소치기 멜란티오스가 같은 창고에서 무기를 몰래 꺼내다 그들에게 날라준 것이었어요. 텔레마코스는 이 일이 벌어진 걸 알아채고, 자신이 무기를 꺼내며 창고 문을 잠그지 않고 나온 것이 잘못이며 구혼자들이 자신보다 더 빈틈을 잘 살폈다고 순순히 인정합니다.

그는 곧바로 에우마이오스에게 창고 문을 단속하고 누가 구혼자들을 돕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해요. 그 결과 다시 무기를 가지러 가던 멜란티오스가 붙잡혀 결박당한 채 서까래에 매달리고, 무기 보급이 끊긴 구혼자들은 다시 수세에 몰려요. 이 국면에서 텔레마코스는 에우리아데스와 암피메돈도 잇따라 쓰러뜨립니다.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는 인물들

여기까지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직접 보여주는 텔레마코스의 여정이에요. 아버지가 어떻게 페넬로페와 다시 만나 구혼자 문제를 완전히 마무리 짓는지는 오디세이아 줄거리 정리에서, 그 결말의 세부는 오디세이아 결말 해석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어요.

어머니 페넬로페가 이 몇 년을 어떻게 견뎌왔는지는 페넬로페 신화에서 그녀의 시선으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원전을 처음 읽기 전에 트로이 전쟁과 이 집안의 관계부터 정리하고 싶다면 오디세이 보기 전 배경지식이 도움이 돼요.

여기까지 그린 사건은 모두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원문이 들려주는 이야기예요. 영화나 드라마가 텔레마코스를 다르게 그린다면, 그건 원작과는 또 다른 버전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