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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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목마 뜻 유래 | 오디세이 트로이목마 오디세우스 시논 전쟁 결말 정리

트로이목마 뜻 유래 | 오디세이 트로이목마 오디세우스 시논 전쟁 결말 정리

10년째 성벽을 두드리던 그리스군이 어느 날 아침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트로이 사람들이 성문을 열고 나가 보니 남은 건 불 꺼진 진영 자리와, 그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로 만든 거대한 말 한 마리뿐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2권이 전하는 것이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8권은 같은 목마를 전혀 다른 자리에서 다시 불러옵니다. 두 작품이 각각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서 멈추는지를 나눠서 따라가 볼게요.

라오콘의 경고, 목마에 꽂힌 창

사제 라오콘은 이 분위기에 정면으로 맞섭니다. 그리스인들이 정말 떠났다고 믿느냐고, 오디세우스의 계략을 몰라서 하는 소리냐고 외치며 창을 들어 목마 옆구리에 힘껏 던져요. 창은 나무판을 뚫고 들어가 목마의 빈 배 속에 떨리며 박혔고, 뚫린 옆구리에서는 텅 빈 몸통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났으며 그 틈으로 안에 갇힌 병사들의 신음까지 새어 나왔습니다.

버림받은 척한 남자, 시논의 거짓말

라오콘의 외침에도 목마를 둘러싼 술렁임이 가라앉지 않던 그때, 양치기들에게 붙잡힌 그리스인 한 명이 끌려옵니다. 시논이라는 이 남자는 자신이 오디세우스의 모함으로 죽을 뻔했다가 도망쳐 나온 처지라고 주장해요. 자신의 친척 팔라메데스가 누명을 쓰고 죽었던 일을 먼저 꺼내며, 오디세우스가 이번에는 자신을 신들에게 바칠 제물로 지목했다고 눈물로 호소합니다.

그러고는 목마의 정체까지 그럴듯하게 지어냅니다. 그리스군이 아테나 여신의 신상을 함부로 건드린 벌로 이 목마를 지어 바쳤으며, 일부러 이렇게 거대하게 만든 이유는 트로이인들이 성문 안으로 들이지 못하게 하려는 뜻이라고요. 만약 이 목마를 트로이 성 안으로 끌고 들어가 아테나에게 바치면, 오히려 그 힘이 트로이 편으로 넘어와 그리스가 무너질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입니다.

거짓 눈물과 거짓 사연 하나가, 10년의 포위전과 천 척의 함대로도 못 한 일을 해낸 셈이에요. 트로이인들은 이 말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뒤늦게 바다에서 온 뱀 두 마리, 벌 받은 라오콘

시논의 말이 트로이인들의 마음을 거의 돌려세운 바로 그때, 바다 쪽에서 커다란 뱀 두 마리가 나란히 헤엄쳐 옵니다.

뱀들은 먼저 라오콘의 두 아들을 휘감아 물어뜯고, 그다음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러 달려들자 그의 허리와 목까지 두 겹 세 겹으로 휘감아버려요. 세 사람이 모두 숨을 거둔 뒤, 뱀들은 유유히 아테나 신전의 제단 아래로 기어들어가 몸을 웅크립니다.

트로이인들은 이 광경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립니다. 라오콘이 신성한 목마에 창을 던진 죄로 벌을 받았다는 것이었죠. 창을 던진 사람이 벌받는 모습을 본 이상, 이제 아무도 목마에 손대려 하지 않았어요.

성벽을 허물면서까지 들인 목마, 무시당한 카산드라의 경고

공포와 경외가 뒤섞인 채, 트로이인들은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기로 결정합니다. 그런데 목마가 성문보다 커서 그대로는 들어갈 수 없었어요. 사람들은 아예 성벽 일부를 허물고 목마 발밑에 바퀴를 달아 밧줄로 끌어당깁니다.

이 와중에 예언자 카산드라가 나서서 이 안에 재앙이 숨어 있다고 소리쳐 경고해요. 하지만 그녀의 예언은 아폴론의 저주 때문에 늘 그렇듯 아무에게도 믿음을 얻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나뭇가지로 신전을 장식하고 밤늦도록 잔치를 벌이며 승리를 자축했어요.

라오콘의 창에 이어 카산드라의 경고까지, 두 번째로 나온 경고마저 웃어넘기고 스스로 성벽을 허물어 적을 들인 셈이었습니다. 이날 저녁의 방심이 그날 밤의 결과를 결정짓게 돼요.

밤이 열리고, 트로이의 마지막이 시작되다

축제로 지친 트로이인들이 깊이 잠든 사이, 앞서 성벽 밖으로 물러났던 그리스 함대가 조용히 뱃머리를 돌려 다시 해안으로 다가옵니다. 신호를 기다리던 시논은 아무도 모르게 목마의 배 쪽 문을 열어요.

그 안에 숨어 있던 그리스 병사들이 밧줄을 타고 하나둘 미끄러져 내려옵니다. 이들은 곧장 성문으로 달려가 빗장을 풀었고, 밖에서 기다리던 그리스 본대를 그대로 성 안으로 들였어요.

포도주와 잠에 취해 무방비였던 트로이 병사들은 제대로 저항조차 못 하고 스러집니다. 젊은 장수 피로스는 프리아모스 왕의 궁전까지 밀고 들어가 늙은 왕을 제단 위에서 그대로 베어버려요. 10년을 버텨온 성이, 하룻밤 사이에 불길에 휩싸입니다.

오디세이아 8권, 잔치 자리에서 다시 불려 나온 같은 목마

같은 목마 이야기를, 호메로스는 완전히 다른 자리에서 다시 꺼냅니다. 오디세우스가 파이아케스 왕의 궁전에 손님으로 머물던 어느 저녁, 눈먼 음유시인 데모도코스가 리라를 뜯으며 트로이 함락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요.

이 노래에 따르면 목마는 에페이오스가 만들었고, 여신 아테나가 그 작업을 도왔습니다. 오디세우스는 계략을 꾸며 전사들을 태운 이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보낸 인물로 노래돼요. 목마가 성 안에 서 있는 동안 트로이인들은 그것을 부숴야 할지, 절벽 위로 끌고 가 떨어뜨려야 할지, 아니면 신에게 바쳐 그대로 두어야 할지를 두고 셋으로 갈려 다투었다고 전해집니다.

결론이 나기도 전에 안에 있던 전사들이 매복에서 뛰쳐나와 도시를 휩쓸었다고, 노래는 이어갑니다. 오디세우스와 메넬라오스는 나란히 싸우며 데이포보스의 집까지 밀고 들어가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하고요.

이 노래를 듣던 오디세우스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호메로스는 그 눈물을, 자기 성이 무너지는 걸 보며 남편의 시신 위에 쓰러져 울다가 결국 적에게 끌려가는 여인의 울음에 비유해요. 잔치 자리의 흥겨운 노래 한 곡이, 정작 그 사건을 겪은 당사자에게는 다시 전쟁터로 끌려가는 것과 같았던 셈입니다.

두 작품이 갈라지는 지점, 그리고 남는 물음

《아이네이스》 2권은 시논의 거짓말부터 라오콘의 죽음, 성벽을 허무는 과정까지 목마 사건 전체를 장면 단위로 펼쳐 보여줍니다. 반면 오디세이아 8권은 이미 끝난 전쟁을 잔치 자리의 노래로 압축해 들려줄 뿐, 시논이나 라오콘 같은 이름은 아예 등장하지 않아요. 두 작품은 목마라는 같은 사건을 각자 다른 목적으로, 다른 분량으로 다루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목마의 정확한 크기나 안에 숨은 병사의 수, 오디세우스가 이 계략을 처음 설계했는지 아니면 여럿 중 한 명이었는지는 두 작품 어느 쪽을 봐도 하나로 딱 떨어지지 않아요. 두 문학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일 뿐, 이 사건이 역사적으로 실제 있었는지를 두 작품 스스로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이 실재 여부를 조금 더 파고들고 싶다면 오디세우스 실존인물 실화에서 신화와 역사적 근거를 비교해 볼 수 있어요.

목마가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의 귀향 이야기를 처음부터 순서대로 보고 싶다면 오디세이아 줄거리 결말을, 목마가 등장하기 전 10년에 걸친 전쟁의 원인과 전체 줄거리가 궁금하다면 트로이 전쟁 이유와 줄거리를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각각 어느 구간을 다루는지 한눈에 비교하려면 트로이 오디세이 순서도 함께 보시면 좋아요.

오디세우스가 눈물을 흘리며 들었던 그 노래, 오디세이아 8권을 한국어로 읽어보고 싶다면 민음사에서 나온 김기영 번역 오뒷세이아(ISBN 9788937470219, 2022년판)를 이 장면을 읽는 데 활용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목마를 정면으로 다룬 《아이네이스》 2권까지 담고 있지는 않지만, 오디세우스가 자기 손으로 겪은 사건을 남의 노래로 다시 듣고 우는 바로 그 오디세이아 8권 장면은 이 번역판으로 찾아 읽을 수 있습니다. 오뒷세이아 표지관련 도서 추천오뒷세이아원작 완역본 책 보러 가기 →